조선조 숙종때 홍만선의 [산림경제]에 "콩으로 만든 말장(末醬)가루 한 말에 고춧가루 세 홉, 찹쌀가루 한 되를 취하여 좋은 청장으로 침장 한 뒤 햇볕에 숙성시킨다"는 조만 초장법이 고추장 제조의 최초 기록이다.
고추장은 한국의 고유 기호 식품으로 예로부터 각 가정에서 재래식으로 된장,간장과 함께 담가왔다. 고추장의 원료로는 녹말과 대두국 즉 메주가루, 소금, 고춧가루, 물 등을 사용한다. 녹말로는 찹쌀가루, 멥쌀가루, 보릿가루, 밀가루 등을 사용해 왔는데, 과학적으로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찹쌀가루를 사용한 고추장이 가장 맛과 질이 좋다고 평가되고 있다.
연홍빛을 띤 순창고추장은 산뜻하고 시원하며 알싸한 맛은, 이 지방 특유의 수질과 고추, 메주콩, 알맞은 토양, 고추장을 담그는 시기와 방법 등에 그 비결이 있다고 전해진다. 즉 철분이 많은 물과 당분이 많은 고추와 메주콩을 재료로, 음력 7월 처서를 전후해 묵은 콩으로 메주를 쑤고, 음력 동짓달 중순에서 섣달 중순 사이에 햇고추로 만든 고추가루로 고추장을 담근다.
이 지방의 독특한 재래식 비법에 의해 국내산 고추, 콩 등 품질이 좋은 농산물로 제조된 것으로 검붉은 색깔이 자르르하며 혀끝에 닫는 알싸한 감칠맛과 은은한 향기, 감미로운 맛은 타지방 고추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음식이다.
더구나 순창전통고추장은 마을 내에 있는 식품과학연구소에서 성분검사를 하여 공정한 인증을 받은 제품만 판매가 가능하고 순창군수가 직접 장인에게 인증제를 발부하고 있으며, 고춧가루 10% 이상, 찹쌀가루 30% 이상, 떡메주가루 10% 이상, 엿기름, 깨, 대추, 육포가루,간장, 식염 등 50% 이내 등 정확한 제조법을 준수하여 고유한 순창 고추장 맛을 지켜나가고 있다.
특히 전통고추장은 간혹 자연 발효로 부풀어 오르거나 하얀 누기가 끼는 상태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먹는 곰팡이의 일종으로 순창 전통 고추장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신뢰할 수 있는 고추장이란 증거라 할 수 있다. 이 때는 하얀 누기만 걷어내면 된다. 고추장은 식사할 때 고추장, 채소, 육류 등을 넣어 비빔밥으로 먹거나 각종 식사 밑반찬으로, 떡볶이 등 간식 조리시 적당량을 넣어 조리해서 먹으면 좋다.
또한 순창 전통고추장은 타 고추장에 비해 찹쌀 함량이 월등히 높아 감칠맛이 뛰어나다.
햇볕에서 잘 말린 고추만을 사용하여 고추장 본래의 색과 향이 탁월할 뿐 아니라 1년 이상 장기 숙성하여 맛이 부드럽고 더욱 매콤하다. 메주 곰팡이인 아스폐규루스, 오리제의 생육이 활발한 가을철에 메주를 띄워 풍부하게 생성된 당화효소가 깊은 맛을 내게 하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고추장을 담그는 시기가 추운 겨울 (10월 ~ 이듬해 3월)이어서 당화속도가 느리고 발효속도가 느려 신맛이 생기지 않으며 화학첨가물 (방부제, 색소 화학조미료 등)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곡물을 발효시킨 제품이다.
고추장 담그기는 선조들의 지혜로 지속적인 개발이 거듭되어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① 찹쌀 고추장 : 찹쌀가루를 주원료로 엿기름에 메줏가루, 고춧가루 등을 넣어 버무려 소금으로 간하여 담근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멍떡을 빚어 멍울을 잘 풀어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어 담고, 엿기름은 사용치 않는다. 윤기가 나고 매끄러워 윤집(초고추장)을 만들거나 색을 곱게 내야 할 때 주로 사용한다.
② 멥쌀 고추장 :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라는 기본적인 재료에 찹쌀가루를 섞어 만든 찹쌀 고추장에 멥쌀을 섞어 담근다.
③ 보리 고추장 : 충청도 지방에서 많이 담그는데, 보리쌀을 깨끗이 씻어 가루로 빻아 시루에 찐다. 이것에 끓여서 식힌 물을 섞고 다시 시루에 넣어 더운 방에 놓고 띄운다. 하얗게 곰팡이가 폈을 때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섞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항아리에 담는다. 분량은 보리 2말에 고추 10근 정도이다. 보리 고추장은 엿기름을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④ 수수 고추장 : 소금물과 수수가루로 죽을 쑤고 여기에 메줏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은 후 소금으로 간을 하여 담근다.
⑤ 마늘 고추장 : 찹쌀가루, 마늘 다진 것, 누룩, 고춧가루를 넣어 담근다.
⑥ 약 고추장 : 진주, 전주에서 주로 담그며 '엿꼬장'이라 하기도 한다. 고추장에 물엿과 황설탕, 끓인 엿물을 더 집어 넣어 윤기나게 만드는 방법으로 육회를 찍어 먹거나 비빔밥에 넣어 먹는다.
⑦ 밀가루 고추장 : 가장 손쉽게 담그는 고추장으로 밀가루를 엿기름물로 풀어서 두었다가 불에 올려 노릇하고 맑게 될 때까지 달인 후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어 담근다. 찌개나 무침, 장아찌 박는 데 쓰인다.
⑧ 무거리 고추장 : 메줏가루를 만들고 남은 무거리와 보릿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어 담는데 찌개 고추장으로 주로 쓰이며, 맛이 새큼하고 달다.
⑨ 고구마 고추장 : 고구마 고추장은 삶은 고구마에 엿기름을 넣어 삭힌 것을 삼베자루에 넣어 짜서, 이 물을 엿 달이듯이 졸여서 고춧가루, 메줏가루, 소금을 넣고 만든다. 주로 경상도 지방의 화전민이 담근다.
⑩ 고추장 핫소스 : 고추장의 매운맛과 토마토 특유의 맛이 조화된 소스로서 토마토, 마늘, 양파, 허브 등이 첨가된다.